최근 모 부트캠프 면접을 봤다. 30분간 5명을 면접봤기 때문에 지원자마다 많은 시간이 할당되지는 않았다. 온라인 면접이다보니 나도 다른 지원자들의 답변을 들으며 면접에 참여했다.
아무래도 부트캠프이다보니 나와 같이 공부할 사람들은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면접을 봤는데 꽤 괜찮은, 같이 공부하고 싶은 실력의 지원자가 있었다. 같이 공부하고 싶다.. 하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협업과 관련된 질문을 받은 지원자는 ‘본인이 팀원의 의견을 무시해서 갈등이 있었다.' 이런 얘기를 했고 대답을 듣자마자 바로 아, 저런 사람과는 ‘같이’ 할 수 없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서류를 쓰고 이력서를 정리하며 아래 질문들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 회사는 나한테 뭐가 궁금할까?
- 회사는 어떤 사람하고 일하고 싶을까?
- 나의 어떤 점을 회사에 어필할 수 있을까?
이러한 고민을 하던 찰나에 우선 ‘나는 어떤 사람과 일하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이 들어 글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난 누구랑 함께 하고 싶은가?
작년 내 목표는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었다. 그래서 2개의 동아리 활동을 하며 꽤 많은 사람을 만났다. 활동을 하며 일반 부원으로 팔로워를 하기도 했지만 스터디, 프로젝트의 팀장, 학창 시절 이후 다시 리더 경험도 많이 해봤다.
특히 2학기에는 운이 좋게 2개의 동아리 모두 운영진을 경험했고, 그 과정에서 운이 좋게 면접관으로 참여해 부원을 선발하기도 했다.
면접 당시 OM들과 농담으로 뭐 압박면접을 하겠네 마네 .. 했지만 같이 공부하며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을 뽑고 싶었다. 특히 코테이토의 가치는 실력이 아닌 성장에 있었기 때문에 지원자들에게 궁금했던 것은 본인이 성장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하나였다.
‘본인이 주도적으로 해서 가장 자신 있던 것 하나를 설명해달라’
그래서 실제로 내가 맡았던 날짜의 백엔드 관련 면접자들에겐 무조건 해당 질문을 했던 것 같다.
사람들은 보통 자기소개서에 자신을 최대한 어필하려고 여러 활동을 적지만 단 하나여도 좋으니 본인이 진심으로 했던 활동과 과정을 듣고 싶었다.
다시 일반 부원으로 돌아온 지금 당시를 생각해보면 나는 왜 그런 부원이 뽑고 싶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연합동아리에 들어오기전의 나는 개발에 관련해선 아무것도 몰랐다. 심지어 백엔드로 취업하기 위해 김영한 강의를 뭘 들어야하는지, Spring이 뭔지 하지만 뭔가를 열심히하던 습관은 있어 전공 공부나 알고리즘 이런건 뭐든 열심히 했었다. (소위 말하는 삽질이긴 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했던 경험으로 동아리에 들어와 스터디도 하고 프로젝트도 하고 교육팀도 하며 방향은 조금 다르더라도 결국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으니 그런 사람과 동아리를 같이 한다면 적어도 성장하겠다는 뜻이 맞으니 더 나아지지 않을까.
결국 그런 사람들과 함께한다면 뜻이 맞을 것 같았다.
뜻이 맞는다는 것
1년여간 동아리 활동을 돌아보면 정말 운 좋게도 거의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했다.
면접에서 ‘1년 가까이 협업을 하면서 불화 경험이 없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나 좋은 사람이야’ 를 어필하기 위해서 불화 경험이 없었다고 이야기하는게 아니라 진짜 불화나 이런 경험이 없었다.
물론 의견 차이는 꽤 있었지만 차이를 좁히는 과정이 꽤 깔끔하고 담백했다.
팀원 모두가 이 팀과 동아리에 대한 애정이 있어서 때문일까 아니면 목표하는 바가 같아서일까 신기하게도 그렇게 1년 가까이, 10명에 가까운 팀을 운영하면서 싸운 적이 없다.
(이 글을 읽는 팀원 중 애로한 부분이 많았다면 쏘리 ….. )
아마 누군가는 남에게 설득 당한 것이 아닌, 타인을 설득하지 않으며 배려해주기도 했을 것이지만, 매주 대면으로 진행되는 우리의 회의가 잘 진행되고, 프로젝트가 잘 진행되고 있는 것은 궁극적인 목표하는 바, ‘동아리를 보다 널리 알리고 싶다.' 또는 '동아리에서 활용하는 것들을 직접 만들고 싶다.’는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스타트업이 초기에 확장하는 과정에서 가장 주의하고 타협하지 말아야하는 것이 채용, '인력을 늘리는 것'이라고 한다. 하나의 비즈니스 목표에 가슴 뛰는, 뜻이 맞는 팀원이 아닌 다른 생각을 가진 인력이 들어오는게, 업무량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거나 기술적 이슈가 있는 다른 부분만큼 치명적이라는, 그만큼 '뜻이 맞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은 성공에 큰 요소이다.
https://www.youtube.com/shorts/klNFtDYVfPo
아무튼 그 덕에 8기를 시작하기 전과 지금을 비교 했을 때 나는 믿을 수 없을만큼 성장해있었다.
일할 땐 T가 되자?
‘일할 때는 T가 되어야 한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예전엔 이 말이 아무리 친해도 목표를 위해선 고집을 부릴 줄 알아야한다는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다.
가끔은 싸우는게 더 좋다고 갈등이 발생하고 의견 차이로 대판 싸우고 털면서 푸는 팀이 오히려 성과가 난다. 그래서 일할 땐 T가 되어야한다 그런 사람들이 성공하나보다… (난 사실 그런게 어려운데..) 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흔히들 고민하는 ‘대학교 팀플’에서 빌런이 존재하고 갈등이 발생한다. 이런 경우는 오히려 모두가 자기 주장을 강하게 펼쳐서 문제가 된다.
어떤 팀원은 이 수업을 드랍할거니까 대충하고 싶고, 누구는 이 수업이 너무 중요해서 학점을 잘 받아야하고 누구는 남들만큼만 하고 싶고 ..
결국 본인이 원하는 것을 무의미하게 주장하다가 누군가의 희생 또는 포기로 팀플은 마무리된다.
하지만, 이렇게 우린 팀원들과 1년 가까이 했지만 우리는 싸우지 않고도 순항 중이다. 성과가 느리지도 않고 객관적으로 봐도 모든 팀원이 뚜렷하게 성장 중이다.
어쩌면 팀이 성공하는데의 본질은 자기 주장을 강하게 하는 것이 아닌 ‘팀원 모두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는, 뜻이 맞는 것’이 아닐까. 결국, ‘일할 땐 T가 되자’라는 말은 감정에 휘둘려 목적을 놓치면 안된다. 이런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흔히 고민하는 대학교의 팀플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것도 팀원들이 목표하는 바, 즉 뜻이 맞지 않아서가 아니었을까.
하지만 현실은 ..
난 확실히 남들과 함께할 때 성과가 빠른 사람인데 20여년간의 세월에서 내가 기억에 남고, 즐겁게 성장했던 시간을 돌아보면 단순히 혼자가 아니었을 때가 아닌 뜻이 맞는 사람과 함께 했을 때가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반대로 뜻이 맞는 사람들이 없다면 차라리 혼자하는게 낫겠다 하며 인간관계에서 도망가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러나 ,, 사회에선 뜻이 맞는 사람보단 뜻이 맞지 않는 사람과도 함께 해야 한다. 오히려 그런 경우가 비교할 수 없을만큼 많을 것이다. 만약 위에서 언급한 면접자와 같이 선발된다 하더라도, 그게 네이버 카카오 이런 기업이면 나는 그런 팀원들과 함께할 줄 알아야한다.
그래서 한편으론 지금 이렇게 뜻이 맞는 사람들과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할 미래가 조금은 두렵기도 하다. 사회로 나아가는 걸음 속에 있는 지금, 한걸음 더 성장해야할 때가 아닐까
오랜만에 세션과 뒷풀이를 다녀와 글을 마무리 하는 지금, 이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이 즐거웠던 이유는 다른 이유가 아닌 뜻이 맞는 사람들 때문이지 않을까.
아직 제대로 된 사회의 맛을 보지도 못한 풋내기가 쓴 글을 보면 누군가는 꽤 비웃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n년 뒤의 나도 이 글을 다시 읽으며 비웃을수도 있겠지만
꿈은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다가가는 것이라는 말도 있으니
단지 그 때의 나도 계속 꿈을 꾸고, 내 주변엔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많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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