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소서를 많이 쓴다. 흔히 생각하는 대기업류 자소서에는 항상 ‘입사 후 펼치고 싶은 꿈은?’, ‘우리 회사에 지원한 이유는?’ 이런 질문이 존재한다.
정말 흔한 자소서 질문이지만 매번 대답하기 어렵다. 사실 지독히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지원동기란 ‘나는 개발자가 되고싶고 이곳에선 개발을 할 수 있으니까’인데 왜 이 회사여야하는가?가 항상 자소서를 쓰기 어렵게 만드는 것 같다.
그렇다면, 지원하는 회사는 제각각이니 회사를 선택하는 이유는 둘째치고 나는 왜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가 명확할까? 이런 의문이 들었다.
https://youthing.tistory.com/89
1년전에도 비슷한 고민으로 글을 썼다. 하지만, 작년의 나는 진짜 개발을 처음 시작하는, C++을 어느정도 하니까 자바코드는 문제 없다고 생각할정도로 무지한 개발자였고, 1년동안 많이 성장해 현재는 어쨌든 운영되는 동아리 사이트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개발자니, 생각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1년을 돌아보며 생각하고 정리해보고자한다.
왜 개발자가 하고 싶은가?
1년전의 나는 아이디어가 넘치니까 내가 필요한 서비스를 직접 만들고 싶다. 라고 생각해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론 21세기 사람들은 갈수록 IT에 접목된 무언가를 사용할 것이고, 불편함이나 필요한게 있을 때 IT기기를 통해 해결하는, 웹, 앱, IoT등등.. 을 제공할 기술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너무 막연하고 추상적인 꿈이었기에 4학년 1학기가 지난 이후 비록 늦은 시간이지만 직접적인 경험을 하고자 개발 공부를 6개월 ~ 1년정도? 한 시점에서 직접 필요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시작했다.
IT 연합동아리 코테이토에서 7,8기 교육팀으로 활동했는데 CS교육 후 사용할 CS퀴즈를 진행할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기존 방식인 카톡 채팅방으로 진행하면 네트워크 문제, 순간 채팅방에 40여개의 채팅이 전송되다보니 관리자의 풀이 신호가 제 때 전송되지 않는다던가 하는 불편함이 있었고 이를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버전1을 마무리하고 난 지금 다행히 개발자가 되고 싶은 이유가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더 재밌어졌다. 가장 크게는 내가 필요로하는 서비스를 직접 만들고 있다는 과정이 너무 재밌고 뿌듯했다.
두 가지 부분에서 구체적으로 흥미를 느끼고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1. 세부적인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이 즐겁다.
개발이라는게 뭐 내가 생각한 태스크대로 착착 언어로 코드를 작성해서 끝나지 않는다.
내가 필요한 서비스를 단순히 구현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았다. 구현과정에서 많은 문제를 만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신경써서 고민하고 설계한 것은 ‘선착순’ 로직이었는데 단순히 생각하면 정답 제출을 받아 생성하는 API를 하나 짜고 사람들에게 ‘제출’시키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렇게 될 경우 멀티스레드 환경에서의 동시성 문제가 발생해 늦게 제출한 정답자가 가장 먼저 제출한 사람으로 판별된다든가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렇게 개발을 하며 크고 작은 문제들을 많이 만나고 해결했다. 처음엔 뭐지.. 싶다가도 로그파일을 보고 공부를 하며 문제들의 원인을 찾고 해결하고 나서 드는 ‘성장했다는 뿌듯함’이 너무 좋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전공 지식을 녹여서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했다. 처음 개발을 시작할 때, 비전공자 개발자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며 전공 지식은 개발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절대 아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깊은 전공 공부를 해야했고 배우기만 한 것을 활용하는 과정이 즐겁다.
2. 협업이 재밌다.
개발자는 평생 협업해야하는 직업이라고 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하며, 특히 팀장으로 회의를 이끌어나가며 협업의 즐거움을 많이 느꼈다. 아마 우리 팀원들을 정말 잘 만난 덕이 크지만 회의를 가는 길, 디스코드로 의사소통을 하는게 재밌다.
왜 협업이 재밌냐고 묻는다면, 괜찮은 의사소통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회의를 하다보면 다른 파트와 서로 견해차이도 있고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그 부분을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고, 모르면 물어보고, 이 과정들이 감정이나 불편한 워딩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프로젝트 목표를 위해 전달하려는 내용에 초점을 맞춘 대화 방식? 으로 서로 담백하게 대화하고 있다는게 느껴졌다.
생각 못한 부분을 알 수 있다는 것도 재밌었지만 내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상대방의 주장을 받아들여야할 때 의사소통과 의견 교류, 결정 방식이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와서 즐거웠던 것 같다.
물론 이렇게 협업이 재밌다고 느끼는 이유는 아마 우리 팀원을 정말 잘 만났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한다는게 얼마나 뿌듯한 일인가.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가?
그래서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느냐 하면 .. 위 2가지를 계속 할 수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계속 이론을 바탕으로,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해 기능을 완성하고, 남과 하는 협업도, 나와 하는 협업도, 협업을 하는게 즐거운 개발자가 되고 싶다.
이런 꿈에 가까워지기 위해선 보다 더 큰 책임감이 더 필요하고 공부해야 할 것들이 많다.
작년에 쓴 글은 고민과 막막함에 마무리를 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이번 글을 쓰면서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즐거운 내용들만 적은 것 같은데 그만큼 미래에 대한 확신이 생겨서 그런 거 아닐까
채용 시장이 어렵고, 비전공자가 많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높다느니… 더 이상 이런 흐름에 맞춰 진로를 바꾸고 싶을만큼 불안하진 않다.
넉넉히 1년 뒤 취업에 성공해 어느 지친 시점에 이 글을 볼 때 지금의 학생 개발자를 떠올릴 수 있도록 열심히, 많은 경험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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